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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6.12 역시 우리나라 스포츠는 여자들이 잘해...
오랜동안 여자농구 팬이었다. 그러다가 농구 자체에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여자농구에도 관심을 끊고 지냈다. 그러던 내가 다시 팬이 될 것 같다. 이번 FIBA 아시아 여자농구선수권 경기를 보면서 그들 우리나라 여자 농구선수들의 투혼을 보면서 완전히 매료되 버렸다. 아.. 이런 기분은 도데체 얼마만인가...
전설적인 농구선수인 박신자를 보지는 못했지만 어렸을 때 슈퍼스타 박찬숙의 경기는 자주 봤다. 그당시 박찬숙은 정말 언터쳐블이었다. 내 기억 속의 가장 오래된 경기는 박찬숙이 소속되있던 태평양과 한국화장품의 라이벌전이다. 아마도 70년대 말이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그때 박찬숙은 완전히 날라다녔다. 라이벌전이라고 하지만 태평양의 완승이었다. 그리고 지금 남자농구에서도 좀처럼 나오지 않는 100점대 경기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여자농구에 대한 관심은 80년대 전두환정권이 시작한 프로스포츠의 일환이었던 점보시리즈에서 크게 확대되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렸을 때도 강팀보다는 약팀을 응원했다. 그래서 그 때 최강자였던 삼성(그 때는 동방생명이었던가?)보다는 그 상대팀들 특히 국민은행을 좋아했다. 그 당시 뛰었던 선수들 이름도 잘 기억하는데 신기화, 조문주, 박정숙, 공현자, 허영미.. 야... 내 기억력도 대단하군... 아무튼 이 중 신기화 선수를 좋아했다. 그 당시 신인이었는데 키가 매우 작은 선수가 날다람쥐 같이 빠르고 슛은 얼마나 정확하던지 던지면 들어갔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매우 예뻣다. ^^;
아무튼 이후 국민은행을 계속 응원했는데 80년대 중반에는 국민은행이 석권했고 그 후에는 다시 삼성생명의 세상이었다. 나중에 삼성생명이 계속 우승하고 계속 좋은 선수가 삼성생명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점점 싫어지더니 90년대 중반이후에는 남자농구로 관심이 옮아 가면서 더이상 여자농구를 볼일이 없어졌다.
90년대 삼성생명의 전성기에는 정은순이라는 선수가 있었다. 키가 187센티미터고 그 키에 굉장히 빨랐다. 슛도 정확한 편이었고... 박찬숙이 그랬던 것 처럼 이 선수 또한 막을 선수가 없었고 당연히 삼성생명의 독주가 계속됐다. 그랬던 이 선수를 막아선 선수가 바로 정선민이다. 별명이 여자 임꺽정이었던가. 그동안 여자농구를 보지 않아서 이 선수의 진가를 보지 못했는데 오늘 경기를 통해 매료됐다. 탁월한 득점력, 자리를 내주지 않는 몸싸움, 골대밑의 가드라는 별명에 걸맞는 패스감각... 무었보다 나를 매료시킨 것은 2쿼터 후반이던가 골 밑에서 상대편 볼을 빼았았는데 중국선수 두명이 달라붙었는데도 그 손들을 우왁스럽게 뿌리치는 그 파이팅.. 그 때 보여줬던 그 서늘한 눈빛...  
내가 기억하는 중국과의 경기는 주로 끌려가는 그런 경기가 많았는데 이번 결승전을 보면서 내내 앞서가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벅찼다. 우리 선수들 한명 한명이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웠다. 그동안 왜 이런 선수들을 응원하지 않았나 하는 후회도 생겼다. 정선민, 변연하, 김계령, 박정은, 진미정, 하은주.. 
아쉬운 것은 남자농구 애들이다. 내가 기억하는 기사 하나... 어느대회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남자 여자들이 다 출전한 것으로 봐서는 아시아대회가 아닌가 싶은데 이런 기사였다. 여자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있는데 남자선수들이 응원인지 구경인지 왔는데 응원은 하지 않고 지들끼리 잡담만 하고 또 선수들이 넘어지니 한다는 소리가.. 야! 볼만한데... 라는 것이다. 이 기사를 쓴 기자는 과거 남자선수들이 경기할 때는 여자선수들이 적지에서도 목소리 높여서 응원하고 안타까워하고 그랬는데 프로화된 이후 엄청난 돈을 버는 남자선수들의 태도는 도데체가 문제가 많다는 것이었다. 참 열불나는 기사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남자선수들의 응원은 없었단다. 뭐.. 바쁠 수도 있고 이제는 남자 여자협회가 나뉘어져 있으니 그럴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 남자농구 선수들에게서는 오늘 여자선수들이 보여줬던 그런 투혼이 느껴지지 않는다. 기술이전에 스포츠라는 곳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투혼말이다. 그러니 매력을 느낄 수 없다. 그래서 재미가 없다. 결국 경기를 보지 않는다. 아쉬울 뿐이다.
이제 다시 관심이 생긴 여자농구, 앞으로의 경기가 기대된다. 이번 여름시즌은 잘 봐야지..
Posted by 꿈꾸는 아빠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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