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가 오다.

넋두리 2008. 10. 15. 22:29
일요일날 주문한 냉장고가 오늘 배달됐다. 아침에 집사람에게 냉장고가 왔다고 전화가 왔길래 '맘에 들어?'했더니만 그렇다고 했다. 그동안 새로 사준 것이 없었는데 이렇게라도 뭔가 사준 것 같아 맘이 뿌듯했다.
퇴근해서 배달된 냉장고를 보니 생각보다 작았다. 겉면은 걱정했던 대로 엠보싱처리가 되있다. 때가 걱정이다. 어머니와 집사람은 만족한듯 불만족인듯한 얼굴이다. 크기가 일단 작아서였다. 예전것보다 커진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작아졌으니..
그맘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약간 큰것의 가격은 꽤나 차이나는 현실이니 가격대비를 잘 따지는 나는 결국은 이 모델을 구매한 것이고 그래서 약간 미안한 맘이 든다. 그래서 마누라에게 한마디 했다. '나중에 내가 진짜 좋은 양문형 냉장고 사줄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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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제패니매이션에 빠져 산 적이 있다. 어렸을때부터 좋아했던 만화영화를 커서도 좋아하니 어머니가 다 큰녀석이 만화영화나 본다고 뭐라할 정도였다.
내가 자랄때나 지금이나 티뷔에서 하는 만화영화 리스트들을 보면 거의 대부분이 일본 만화영화 즉, 제패니매이션이다. 대신 내가 보던 것들은 거의가 티뷔 시리즈였고 그 것도 상당수가 이른바 명작들을 각색한 것들이 많았다. '알프스 소녀 하이디', '엄마찾아 삼만리' 등등..
그런데 80년초에 엄청난 충격과 재미를 안겨준 것이 방영됐는데 바로 '미래소년 코난'이다. 이 만화영화를 보기위해 중학생이었던 나는 자율학습이라고 부른 것들도 팽개치고 집으로 달려오곤 했다. 그 때 느낀 것은 그림체가 앞서 말한 명작동화들의 것들과 많이 유사하다는 것이었는데 나중에 작가가 같은 사람(명작동화들에서는 감독이 아니라 주요스태프)이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바로 미야자키 하야오.
대학에 들어간 후 그리고 군에서 제대한 90년대초에는 그전에는 거의 어려웠던 일본 애니메이션을 조금씩 구해 볼 수 있었는데 그 당시 하야오의 작품들을 열심히 찾아 봤다. 문제는 자막이 없어서 그냥 그림만 볼 수 밖에 없었는데 희안한 것은 그 그림만으로 보는 영화에서 감동을 느꼈고 주인공들이 말하는 것을 어렴풋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서론이 무진장 길었다. 오늘의 글은 하야오에 대해서 쓰는 것은 아니고 '은발의 아기토'라고 하는 2006년 극장판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한 것이다. 바로 이 것이다.

최근에 영화는 물론이고 좋아하던 애니메이션도 그다지 볼 시간이 없었고 최근 몇년새 많은 작품들이 나왔지만 보지 못했다. 아마도 마지막으로 봤던게 카우보이 비밥 극장판이 아닐까 할 정도로 오랬동안 떨어져 있었는데 오늘 갑자기 시간이 좀 났다. 뭘할까 하다가 그동안 접하지 못했던 애니메이션을 봐야지 하다가 위 작품이 눈에 띄길래 봤다.
보고난 소감을 먼저 이야기 하라면 이 것을 재밌게 본 분들에게는 미안하지만 매우 지루했다는 것이다. 그렇다. 지루했다. 스토리는 늘어지고 등장인물들은 감정이입이 일어날 기미조차 보이지 않을 정도로 매력이 없었다. 게다가 결정적으로 이 애니메이션은  처음부터 끝까지 마치 데자뷔가 일어난 게 아닐까 할정도로 예전 작품들을 떠올리게하는 줄거리와 내용을 가졌다.
달에서 시작된 붕괴가 지구를 삼키는 장면에서 시작한 영화는 '중립도시'라고 하는 마을에서 본격적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물을 구하기가 어려워 물이 화페 역활도 하고 물을 구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가 되고 거기에 숲이 하나의 개체로서 인간사회에 적대적인 상황이다. 여기서부터 어디선가 본 것인데 하며 고개를 갸웃거리던 나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 스스로의 잘못으로 인해 붕괴된 문명. 그리고 그 결과로 생겨난 인간사회를 위협하는 '부해'라는 존재.. 너무나 흡사한 시작이 아닐 수 없다.
조금 보다보니 영화의 주인공 아기토가 나온다. 뭐 특이한 구석이 없이 명랑하고 장난꾸러기 냄새를 풍기는 녀석인데 이녀석이 물을 구하다가 숲을 지키는 자들에게 쫓겨 이상한 데에 도착하는데 거기서 잠들어 있는 여자애를 구한다. 그리고 한눈에 반한다. 이후 아기토는 이여자애를 지키는데 목숨마져 건다. 그런데 이여자애의 목에는 이상한 것이 감겨있다. 이 것은 통신기의 노릇도 하고 패스워드의 역활도 하고 결정적으로 지구의 운명을 좌우할 '어떤 것'의 위치를 저장하고 있으며 또한 그 것을 조정할 수 있는 키워드이기도 한다. 자 그럼 여기서 또 떠오르는 것이 있다. 그렇다. 하야오의 또다른 저작 '천공성 라퓨타'다. 그 작품의 주인공 파즈와 시타 그리고 블루워터.. 미야자키 하야오의 거대한 그림자가 느껴지는 순간이다. 
내용이 비슷하다면 뭔가가 다른 것이 전작보다 나아야 할텐데 이 영화는 전혀 그렇지 못하다. 앞서 말한데로 스토리는 업다운이 없이 그냥 말랑말랑하기만 하다. 거기에 복제된 듯한 등장인물들도 매력이 전혀 없다. 그러니 지루하다. 이 영화에서 봐줄만한 것은 매우 정교하게 만들어진 cg들이 어울어진 영상이다. 하지만 그게 다다. 예전에 매우 기대하며 봤던 '원더플 데이'처럼 멋진 영상을 스토리가 받쳐주지 못하니 지루하기만 한 것이다.
모처럼 본 재페니매이션이 시간낭비란 생각이 들 정도로 별로여서 아쉽다. 그래도 내가 보지 못한 멋진 작품이 있을 수 도 있을 수도 있을테니 이제부터는 평을 좀 보고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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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갑자기 냉장고가 고장났다. 아침에 마누라가 냉동실이 이상하다고 해서 보니 얼음이 모두 녹아내리고 있는 것이다. 집사람이 문이 잘 안닫혀서 그러나 보다 하고 여러번 다시 닫아도 보고 패킹도 만져보고 했다는데 그런다. 내가 봐도 뭐 특별하게 이상한게 없는데 소리만 나지 시원한 냉기는 전혀 느낄 수가 없엇다. 결국은 as를 불렀다.
출근해서 조금 있으니 집에서 전화가 왔는데 기사가 와서 보니 냉매 모터가 나갔단다. 그리고 그 수리비가 자그마치 20만원이라고 한다. 헉!! 2만원도 아니고 20만원... 게다가 기사가 그러는데 냉장고가 낡아서 이번에 고쳐도 다른데가 고장날 확률이 높다고 한다. 결국은 새 것을 사는 것이 이득이라는 것이다. 이런이런....
결국 할수없이 인터넷을 뒤졌다. 집에서는 빨리 사라고 하지만 일단 가격이라도 알아야 흥정을 하지.. 그런데 내가 찾는 모델이 별로 없었다. 예전같으면 꽤나 많은 모델이 있으텐데 일반형 냉장고는 몇개가 되지 않았다. 거의 양문형.. 현재 집 공간을 봐서 양문형은 무리이고 같은 일반형에 비해 가격이 비싸 별로 흥미가 없는데 요즘 추세인지 대부분 양문형이었다.
그같은 사정은 이마트나 홈플러스등 할인점도 마찬가지. 매장에 20대 가까운 모델이 전시중이었는데 일반형은 1대나 2대가 다였다. 참.. 요즘 불경기란 말 완전 헛말이다...
어렵게 모델을 찾고 상담도 하고 어제 주문을 하였다. 물론 인터넷 매장으로.. 가격은 할인점이나 비슷하지만 구매 조건이 인터넷이 더 좋았다. 돈없는 지금 무이자 할부기간이 얼마나 기냐가 중요한 조건.
내가 삼성이라는 회사를 별로 좋지 않게 보는데 과거 직장의 인연때문도 그렇지만 실성능이나 능력에 비해 과다한 신뢰를 받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엘쥐나 대우 제품을 주로 사용해 왔는데 어머니가 이번에는 삼성으로 사자고 자꾸 조르시기도 하고 아주 저렴한 대우 제품은 중국제.. ㅡㅡ; 엘쥐는 가격이 비슷한데 평이 그닥 좋지 않아 삼성으로 구매했다. 대형전자제품으로는 정말 거의 처음으로 구매하는 삼성제인데 실지는 어떨지.. 와보면 알겠지. 
그나저나 냉장고 수리비는 간혹 상상을 초월한다. 사무실에서 쓰는 조그만 냉장고도 고장났는데 냉매를 교체해야 한다고 하는데 새제품보다 수리비가 더 비싸다. 헐... 팔아먹기 위한 수작인지 어떤지.. 결국은 기본적으로 우리나라는 중고 제품을 쓰기 어려운 구조다. 녹색성장이니 저탄소 성장이니 정부의 대책은 말만 무성하고 이런 실생활에서는 정말 재활용등을 하기 어려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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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이야기한대로 키보드가 맛이 갔다. 그래서 전화했다. 설명서에서는 아이오매니아로 전화하라고 되있는데 전화하니 판매자가 제닉스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래서 다시 전화했다. 전화 받은 사람이 일단 매우 친절했다. 조금 맘이 풀렸다. 사정을 이야기 하니 as신청을 홈페이지에다 하면 바로 처리하겠다고 한다. 홈페이지를 찾아 신청을 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말썽이다. 자꾸 에러가 나는 것이다. 내가 주로 쓰는 불여우에서 문제가 있나 해서 익스를 오랜만에 돌렸다. 똑같은 에러가 났다. 뿔났다. 자세히 에러문구를 읽어보니 내가 쓴 글중에서 특수문자가 있어서 그런것이었다. 그런데 그런 것들은 요즘 대개 코딩하면서 걸러주는 것 아닌가? 약간 화가 났지만 실수거니 하고 다시 신청했다. 잘 되었다. 그리고 다음날 바로 교환품이 배송되었다. 화가 많이 풀렸다. 그런데.... 이거이 또 안된다. 이번에는 아예 특정키가 전혀 눌리지 않는다. 소리는 열심히 나면서 전혀 찍히지 않는다. 정말 화가 났다. 다시 전화...
담당자가 죄송하다고 하면서 이번에는 확실히 테스트하겠다고 한다. 참았다. 그리고 오늘 다시 교환품을 받았다. 지금 치고 있다. 잘 쳐진다. 에러나는 키도 없다. 진작 이럴일이지....
m-10이라고 하는 제품의 완성도는 조금 의심이 가는 사건이었지만 적어도 제닉스의 고객서비스는 합격점이다. 당연한 것인지 모르지만 그렇게 하지 않는 업체가 부지기수인 것을 봤을 때 빠른 대응에 감사하는 맘이다. 이번에는 부디 잘 써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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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에 글에서 기계식 키보드 찬양을 한껏 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자판 중에서 'ㅐ'자가 잘 안 눌린다. 분명히 눌린 소리는 나는데 막상 찍히지 않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더 문제는 항상 그런 것이 아니고 어떤때는 잘 찍히고 어떤때는 또 안 그런다는 것이다.
내가 누르는 것이 이상한 것이 아니면 이게 문제가 있다는 애긴데 짜증이 난다.
이런 게 싫어서 기계식으로 왔는데 이것이 지나제 티내나...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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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을 처음 다뤄볼때 접했던 키보드는 기계식이었다. 마치 타자를 치는 듯하게 자판을 누를때마다 나는 소리 '타닥, 타닥..'은 내가 지금 컴퓨터와 대화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게하는 소리였다. 그런 소리가 나는 당연히 나는 줄 알았고 당시 컴에 달려있던 키보드들은 그런 소리가 났었다.
지금은 우스운 소리로 들릴지 모르지만 내가 직장에 들어갔을 때 컴퓨터가 별로 없었다. 1인 1pc가 아니라 1pc 3 혹은 4인이었다. 그래서 컴으로 작업할라치면 줄서서 기다리곤 했었다. 일명 대기업이라고 하는 곳이었는데 그모양이었다. 어쨌거나 줄서서 사용하게 된 컴에 자판에 손을 댄 순간 뭔가가 다른 기분이 들었다. 뭔가가... 나중에 알고보니 그 비싼 컴에 붙어있는 자판은 허접한 멤브레인 방식이었다. 쑥 들어가는 그 느낌...
모든 컴의 자판이 다 그런 것은 아니고 그 중에서 정말 오래된 컴퓨터도 있었는데 아범이었다. 거기에 붙어있는 자판은 당연히 아범 오리지날... 키감.. 묵직하지만 느리지 않은 반응이라고 할까.. 비교되는 게 멤브레인 밖에 없으니 뭐...
컴에 관심을 갖고 여러가지를 알게된 후 자판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래서 기계식을 구매하기로 결정. 키감이 이유가 아니라 당시 많은 작업량이 있었던 내 어깨와 손목을 위한 결정이었다. 요즘같이 인터넷으로 가격이 알려져 있지 않던 때에 그냥 용산에 가서 발품을 열심히 팔아서 저렴하게 부르는 가게에서 구매한 것이 아론 키보드. 사실 체리나 아범 혹은 알프스 키보드는 구하기가 어려웠고 세진 혹은 아론이 주로 판매되고 있었는데 그중 아론을 구매한 이유는 세진은 일자 기본형이었고 아론은 내츄럴형이어서였다. 앞서도 말한대로 손목과 어깨를 보호하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기에 내츄럴형이 그럴듯해 보였기 때문이다.
그렇게 구매한 아론을 한동안 나름대로 만족감을 갖고 잘 썻다. 그런데 기계식 치고는 별로인 내구성때문에 생각보다 짧게 사용했다. 그리고 구매한 것이 다시 아론.. 이 건 더 짧게...
이렇게 몇번의 키보드 바꿈질을 하다가 자판을 두드릴 일이 줄어들자 키보드에 대해 돈 지출하는 것도 줄어들게 되버렸고 결국에는 아무 자판이나 사용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기계식 키보드에 대한 관심은 여전했는데 인터넷을 통해 나름대로 지식이 쌓이게 되자 이번에는 체리에 대해 환상이 생겼다. 그런데 문제는 가격.. 예전 아론을 사용할 때 가격이 보통 3~5만원이었는데 체리는 그 두배가 훨씬 넘는 가격... 예전처럼 타이핑을 많이 할때라면 지출할 수도 있는 가격이지만 자판 칠일보다는 마우스질할때가 훨씬 많아진 요즘같아서는 무시하기 어려운 가격이었다. 그래서 그냥 잊어버리기로 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가 광고하나를 봤다. 체리청축을 사용하고도 저렴한 가격으로 제품이 나온다는. 얼른 찾아봤다. 무선키보드로 유명한 제닉스에서 출시한다는 Scorpius M-10이라는 제품이었다. 저렴하다고 하지만 그래도 비싼 가격.. 고민했다. 그리고는 질렀다. ㅋㅋㅋ
지금 사무실에선 내가 치는 자판 소리가 탁탁탁 하고 들리고 있다. 잊고있었던 소리다. 그리고 잊고 있었던 타격감이다. 그냥 쑤~욱하고 들어가는 멤브레인 방식과는 비교되지 않는 반발력과 확실히 쳐졌다고 느껴지는 감각... 오타도 줄었다. 한 20분 연달아 자판을 두드렸는데 손목도 편안한 편이다. 정말 괜찮은 느낌이다. 다른 기계식 키보드에 비교해 봤을 때 타격감을 말하자면 아론에 비해 묵직하면서도 경쾌하다. 아론은 좀 가벼운 느낌이 강한편. 잠시 사용해 봤던 아범에 비해서는? 아범은 정말 잠시 사용해봤기 때문에 기억이 별로 없다. 다만 상당히 묵직했던 걸로 기억되는데 그 것에 비한다면 경쾌하다.
원래 글쓰는 것을 좋아했고 자판을 두드리는 것도 좋아했다. 그런데 최근에 글을 써본 기억도 자판을 두드려본 기억도 별로 없다. 자판 배열을 다 잊어먹을 지경이다. 이번에 구매한 요 기계식 키보드가 이런 나의 무기력을 좀 줄여주길 기대한다. 싱싱하게 느껴지는 이 두드리는 맛이라면 가능도 할법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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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있어 10대시절이란... 음.... 별로 기억이 안난다..
20대야 한참 연애도 해봤고 나름대로 공부도 열심히 했고 군대생활도 있어
상당히 심심치 않은 시절이었지만 10대는 정말 그다지 기억이 없다...
그래선지 10대 시절을 다룬 영화나 글을 보면 그리 썩 와닿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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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도 뭐 그렇기는 한데 이 같은 내 마음을 10여년전 그 탱탱한 감성으로 마구 두들겨댄 만화가 있는데 바로 이 터치다.
이 만화 이전에도 작가 아다치는 상당히 인기가 있었던 사람으로 알고있다. 하지만 이 만화 터치는 이야기꾼으로의 그의 명성을 그야말로 드높인 작품이다.
이 만화를 보고 국내에 번역된 아다치의 만화란 만화를 전부 봤는데 러프를 제외하곤 이 터치를 넘어서는 만화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어쩌면 90년 초반부터 후반까기 장기간에 걸쳐 연재된 H2가 더 인기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볼때 H2는 한참 가다가 나침반을 잃어버려 엉뚱한 길로 가버린 배와 같다.
이후에 나온 미소라는 실패작에 가까왔고 권투만화 카츠는 처음에는 많은 기대를 하고 봤지만 뒤로 갈수록 메머리즘을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서 안타까웠다.
현재 연재중인 크로스케임은 나중에 글로 다시 쓸 계획이기에 여기선 언급하지 않으려한다.
다시 터치로 돌아와서 이 작품을 만화방에서 장장 여섯시간여를 앉아 완독한 이후 정식으로 출판된 (그때 봤던 만화는 해적판이었다, 제목도 터치가 아니라 아마 '쌍둥이 야구왕'이었던가 그랬던 것 같다. 주인공 이름도 한하늘, 한바다, 우시내 등으로 바꿔놨었다.) 만화를 소장하고자 몇번인가 시도했다. 하지만 어찌어찌하다 보니 시기를 놓쳐버리고 뒤늦게 찾으니 모두 절판 상태였다. 그런데 이번에 소장판이 나왔다. 사진이다. 나오는 족족 열심히 사모았다.
현재는 모두 소장한 상황...
10년전에는 몰랐지만 이제는 아저씨가 되어서 이 만화를 다시 보니 처음 읽을 당시에는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이 많이 보인다. 주인공 타츠야의 나이는 나와 거의 동갑네기이기에 그 당시의 10대의 감성을 어느정도는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때의 내 감성이 이랬던가??
이 만화를 처음 접할 당시 이미 20대 중반을 넘어 가던때였는데 주인공의 생각이나 감정에 굉장히 이입이 되었었다. 그 상황이나 분위기 그리고 생각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이야긴데 그럼 나는 그당시 10대였다는 이야긴가??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일본애들이 상당히 조숙했던가 아니면 내가 미숙했던지 이도저도 아니면 작가가 주인공에게 자신의 모습을 지나치게 투영한게 아닌가 한다.
일본만화의 영향을 엄청나게 받는 요즘의 우리나라 만화도 그렇지만 일본 만화의 10대들은 지나치게 조숙하다. 터치같은 굉장히 섬세하게 묘사된 만화 말고도 10대들의 방황이나 반항 그리고 성에 대해 묘사한 만화들 모두가 그렇다. 애들다운데가 별로 없다. 사실 고등학생정도 되면 체격이나 외모는 이미 어른들 뺨치겠지만 내면은 어떠할까? 그 겉모습 만큼 성장해있는가?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10대는 대학이라고 하는 절대절명의 명제에 매몰된 시기기에 사실 감성이 자라나기가 어렵게 보인다. 나도 그랬다. 10대때 나름대로 고민도 하고 생각도 했다고 하지만 정말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대학에 들어가서 그것도 2학년이 되어서였다. 내가 이런부분에서 지진아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도 아마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아 보인다.
만화의 주 독자층은 아마도 10대와 20대일 것이다. 10대는 만화를 통해서 환상을 보고 20대는 재미를 본다. 그러기에 만화의 10대 주인공들은 외모는 10대 하지만 내면은 20대이다. 20대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 터치의 주인공들도 초반을 제외하고는 나중에 보이는 모습은 다 자란 아니 정말 너무 잘 자라서 어른들을 가르칠 정도의 모습이다. 오히려 등장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찌질이에 가깝다. 아이가 이상적인 어른인 것이다.
16년만에 다시 접한 터치는 이제 그당시 느꼇던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그냥 어쩐지 상업적인 냄새가 폴폴나는 상품으로 보인다. 내가 늙었나????
Posted by 꿈꾸는 아빠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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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가장 좋아했던 영화 속 영웅을 든다면
존웨인이 연기한 서부극 영웅들, 정의의 미국을 지키려는 미국의 영웅들 그리고 슈퍼맨. 헐리우드에서 생산된 영화들을 주로 접하고 학교에서나 티뷔에서나 악의 제국 소련공산당으로부터 지구를 지키는 미국에 대한 찬양을 항시 듣다보니 결국에는 머리속에 저런 영웅들만 남았죠...
나이를 먹고 보고 듣는 것이 많아지면서 영웅상도 많이 변했습니다.
지금은 영웅이라는 것에 시큰둥할 뿐만 아니라 상당히 삐딱한 시선도 갖고 있는 정도가
됐습니다만....
지금도 압도적으로 많은 헐리우드 영화를 주로 봅니다만 삐딱해진 시각은 영웅이 주인공인 영화들을 그냥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게 합니다. '뭐 저래.' '웃기네..' '미친 X' '피식...' 등등을 연발하면서 주인공을 씹곤하죠.. ^^

그래도 가끔 괜찮은 영화들이 나와서 나름대로 많은 위안을 줍니다. 최근에 본 영화 중 '본 울티메이텀'의 제이슨 본은 영웅이라고 하기에는 뭐하지만 정말 그 고뇌가 아프게 느껴질 정도로 멋진 주인공이었죠. 그럼 이번에 언급하는 영화 '다이하드 4.0'의 20년된 주인공 존 멕클레인은? 일단 영화는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20년전에 첫시리즈가 시작된 이후 빠지지 않고 계속 봐왔지만 어딘지 허술해 보였던 2탄과 정말 생고생했지만 느슨해 보이는 이야기덕에 실망감을 주었던 3탄 이후 15년만에 나온 네번째 시리즈는 그 이야기의 탄탄함이 첫시리즈에 비견될정도로 좋았습니다.

게다가 이제는 머리가 빠지다 못해 아예 빡빡머리로 나온 존 멕클레인(브루스 윌리스)는 20년이라는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몸고생을 생으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 성격마져 전혀~ 변하지 않았습니다. 일때문에 이혼당하고 이제는 성장해버린 딸레미가 면박을 줘는 상황에서도 직업의식이라는 것은 바로 이런 것이다라고 몸으로 보여줍니다. 자칫하면 죽을 상황에서도 경찰의 임무를 마치기위해 뛰어드는 것을 서슴치 않습니다. 어쩌다 사건에 끼어든 애송이 해커 매튜의 입을 통해서 '당신이 진정한 영웅이다.'라고 영화는 선언을 하지요.

삐딱해진 시각으로 변해버린 제 눈에는 이런 것들이 상당히 뜨악하게 여겨져야 할텐데 이상하게 존의 그 생몸고생이 아쉽고 안타깝게 느껴집니다. 시대가 변하고 상황도 변해 이제는 총하나 달랑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해결하던 존도 애송이 해커의 도움을 받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고 컴퓨터에 무지에 조롱을 당하지만 (악당이 자신의 딸의 안전을 컴퓨터의 영상으로 위협하는 장면에서 카메라를 가리며 작은 목소리로 자신의 편에 지시를 하는데 악당曰 가리려면 마이크를 가려야지 카메라를 가린다고 내가 못들을 줄 아느냐.. 라고 놀림을 당하는 장면은 웃음이 정말 나더군요...)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건 첨단장비로 무장된 FBI도 아니고 국가시스템을 해킹하던 해커도 아니고 죽도록 고생한 존이었다는 것은 개연성 여부를 떠나서 상당한 카타르시스를 안겨주었습니다.

20년이라는 시간은 많은 것을 바꿔놓았죠. 브루스 아저씨도 이제는 중년을 넘어 노년에 다가가는 나이가 되었고 1탄을 보면서 감탄하던 어린 청년은 이제 중년이 되었습니다. 세상도 변했고 영화도 변해가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별로 변하지 않는 골동품 영웅을 보는 것은 재미 이상의 감정이 느껴집니다. 헤이! 존.. 다음에는 어떤 생고생을 보여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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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 본 영화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아마도 나는 '사운드 오브 뮤직'을 꼽을 것이다. 그 재기발랄함, 아름다운 자연, 멋있는 배우들.. 그리고 무었보다도 마음을 움직이는 그 음악들.. 지금까지 아마도 10번은 넘게 봤을 이 영화는 아직도 내 마음을 움직인다. 이 영화 이후 나는 뮤지컬이라는 장르를 좋아하게 됐고 좋아하는 여러편의 뮤지컬 리스트를 갖고 있다.
그런데 이 리스트에 최근의 뮤지컬은 들어있지 않다. 더 화려해지고 더 풍성해졌고 스케일은 더 커졌는데 왜일까? 내 감성이 매말라서일까? 그럴수도 있겠지만 짐작하기로는 영화에서 느껴지는 뜨거움이 없기 때문이리라. 연기 하나 하나 노래 하나 하나 배우가 보여 주는 그 무엇.. 그렇다. 줄리 앤드류스가 경쾌하게 부르면서도 보여주었던 내면의 그 아름다움... 그 것 때문일 것이다.
어제 '드림걸스 (Dream Girls)'를 보면서 정말 모처럼 뮤지컬에 빠져들었다. 거칠지만 마음을 사정없이 끌어당기는 그 음악과 화면에 푹 빠졌다. 60년대 전설적인 걸스밴드였던 슈프림스를 모델로 해서 만들었다는 평을 본 적이 있지만 팝팬이 아닌 나에게 그 것은 잘 모르는 이야기이고 드림메츠에서 드림스로 바뀌어 가는 이 걸스밴드 멤버 특히 비욘세가 연기했던 디나가 아니라 처음 본 배우(인지 가순지 모를 정도)인 제니퍼 헛슨의 매력에 빠져버렸다. 약간 뚱뚱한 외모에 전형적인 흑인스러운 외모를 가졌기에 그 출중한 노래실력에도 불구하고 극중에서는 현실에 좌절하고 마는 에피를 그는 정말 훌륭하게 연기했다. 신인이라고 들었는데 와우!!!!
이 영화가 국내에 상영될 때 많은 사람들이 비욘세의 그 연기와 노래를 칭찬했다. 그래서 비욘세를 잘 모르는 나는 노래를 너무 잘 부르는 에피가 비욘센줄 알았다. ㅎㅎ 거기다가 정말 생뚱맞게도 중간에 배반당한 에피가 다이어트나 성형을 해서 다시 복수하는 줄 알았다. 이거야 원... 완전히 미녀는 괴로워와 합성이 되버렷다. 그런데 에피는 끝까지 통통하더구만...
노래를 들으면서 가끔 전율할 때가 있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마음이 절절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에피의 노래들이 그랬다. 그녀의 마음속이 어떨런지 그녀의 노래를 들으며 느낄 수 있을 정도로 그녀의 노래는 절절햇다. 중간에 동료와 사랑하는 사람에 배신당해 부르는 'I'm not going~'에서 가슴이 다 아플지경이었다. 나중에 다시 재기하기 위해 부른 노래'I'm changed~'에서도 또 가슴이 진동...
흑인디바로 유명한 비욘세는 영화 중에는 왠일인지 노래실력을 드러내지 않는다. 일부러 그런 것일 수도 있으리라.. 목소리가 깊이가 없고 개성이 적어 프로듀서의 뜻대로 이끌 수 있다는  커티스(제이미 폭스)의 말처럼  그런 역이기 때문일 수 도 있을 것이다. 이용당했다는 것을 알고 절규하듯이 부르는 'Listen'을 들어보면 그럴 것도 같다. 사실 영화를 다 보고 나중에 아카데미 시상식장에서 비욘세와 제니퍼가 듀엣으로 부르는 이 곡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비욘세의 노래실력을 다시 느꼈다. 하지만 그래도 나는 제니퍼의 노래가 더 좋다..
고전영화를 좋아하는 나는 최근의 영화들에 대해서는 그 재미는 인정하지만 그 영화적 깊이는 별로로 생각하는 경향이 좀 있는데 최근에 조금씩 이런 생각이 바뀌고 있다. 적어도 이 영화 '드림걸스'는 내가 좋아하는 뮤지컬 리스트에 충분이 들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좋은 영화가 계속 나왔으면 좋겠다.
Posted by 꿈꾸는 아빠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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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동안 여자농구 팬이었다. 그러다가 농구 자체에 관심이 시들해지면서 여자농구에도 관심을 끊고 지냈다. 그러던 내가 다시 팬이 될 것 같다. 이번 FIBA 아시아 여자농구선수권 경기를 보면서 그들 우리나라 여자 농구선수들의 투혼을 보면서 완전히 매료되 버렸다. 아.. 이런 기분은 도데체 얼마만인가...
전설적인 농구선수인 박신자를 보지는 못했지만 어렸을 때 슈퍼스타 박찬숙의 경기는 자주 봤다. 그당시 박찬숙은 정말 언터쳐블이었다. 내 기억 속의 가장 오래된 경기는 박찬숙이 소속되있던 태평양과 한국화장품의 라이벌전이다. 아마도 70년대 말이었던 걸로 기억되는데 그때 박찬숙은 완전히 날라다녔다. 라이벌전이라고 하지만 태평양의 완승이었다. 그리고 지금 남자농구에서도 좀처럼 나오지 않는 100점대 경기었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여자농구에 대한 관심은 80년대 전두환정권이 시작한 프로스포츠의 일환이었던 점보시리즈에서 크게 확대되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어렸을 때도 강팀보다는 약팀을 응원했다. 그래서 그 때 최강자였던 삼성(그 때는 동방생명이었던가?)보다는 그 상대팀들 특히 국민은행을 좋아했다. 그 당시 뛰었던 선수들 이름도 잘 기억하는데 신기화, 조문주, 박정숙, 공현자, 허영미.. 야... 내 기억력도 대단하군... 아무튼 이 중 신기화 선수를 좋아했다. 그 당시 신인이었는데 키가 매우 작은 선수가 날다람쥐 같이 빠르고 슛은 얼마나 정확하던지 던지면 들어갔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매우 예뻣다. ^^;
아무튼 이후 국민은행을 계속 응원했는데 80년대 중반에는 국민은행이 석권했고 그 후에는 다시 삼성생명의 세상이었다. 나중에 삼성생명이 계속 우승하고 계속 좋은 선수가 삼성생명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는 점점 싫어지더니 90년대 중반이후에는 남자농구로 관심이 옮아 가면서 더이상 여자농구를 볼일이 없어졌다.
90년대 삼성생명의 전성기에는 정은순이라는 선수가 있었다. 키가 187센티미터고 그 키에 굉장히 빨랐다. 슛도 정확한 편이었고... 박찬숙이 그랬던 것 처럼 이 선수 또한 막을 선수가 없었고 당연히 삼성생명의 독주가 계속됐다. 그랬던 이 선수를 막아선 선수가 바로 정선민이다. 별명이 여자 임꺽정이었던가. 그동안 여자농구를 보지 않아서 이 선수의 진가를 보지 못했는데 오늘 경기를 통해 매료됐다. 탁월한 득점력, 자리를 내주지 않는 몸싸움, 골대밑의 가드라는 별명에 걸맞는 패스감각... 무었보다 나를 매료시킨 것은 2쿼터 후반이던가 골 밑에서 상대편 볼을 빼았았는데 중국선수 두명이 달라붙었는데도 그 손들을 우왁스럽게 뿌리치는 그 파이팅.. 그 때 보여줬던 그 서늘한 눈빛...  
내가 기억하는 중국과의 경기는 주로 끌려가는 그런 경기가 많았는데 이번 결승전을 보면서 내내 앞서가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벅찼다. 우리 선수들 한명 한명이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웠다. 그동안 왜 이런 선수들을 응원하지 않았나 하는 후회도 생겼다. 정선민, 변연하, 김계령, 박정은, 진미정, 하은주.. 
아쉬운 것은 남자농구 애들이다. 내가 기억하는 기사 하나... 어느대회인지는 기억이 안나지만 남자 여자들이 다 출전한 것으로 봐서는 아시아대회가 아닌가 싶은데 이런 기사였다. 여자선수들이 경기를 하고 있는데 남자선수들이 응원인지 구경인지 왔는데 응원은 하지 않고 지들끼리 잡담만 하고 또 선수들이 넘어지니 한다는 소리가.. 야! 볼만한데... 라는 것이다. 이 기사를 쓴 기자는 과거 남자선수들이 경기할 때는 여자선수들이 적지에서도 목소리 높여서 응원하고 안타까워하고 그랬는데 프로화된 이후 엄청난 돈을 버는 남자선수들의 태도는 도데체가 문제가 많다는 것이었다. 참 열불나는 기사였다. 이번 대회에서도 남자선수들의 응원은 없었단다. 뭐.. 바쁠 수도 있고 이제는 남자 여자협회가 나뉘어져 있으니 그럴 수 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 남자농구 선수들에게서는 오늘 여자선수들이 보여줬던 그런 투혼이 느껴지지 않는다. 기술이전에 스포츠라는 곳에서 느낄 수 있는 그런 투혼말이다. 그러니 매력을 느낄 수 없다. 그래서 재미가 없다. 결국 경기를 보지 않는다. 아쉬울 뿐이다.
이제 다시 관심이 생긴 여자농구, 앞으로의 경기가 기대된다. 이번 여름시즌은 잘 봐야지..
Posted by 꿈꾸는 아빠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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