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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1.14 10대가 이리 섬세한 시절이었던가...
나에게 있어 10대시절이란... 음.... 별로 기억이 안난다..
20대야 한참 연애도 해봤고 나름대로 공부도 열심히 했고 군대생활도 있어
상당히 심심치 않은 시절이었지만 10대는 정말 그다지 기억이 없다...
그래선지 10대 시절을 다룬 영화나 글을 보면 그리 썩 와닿지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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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도 뭐 그렇기는 한데 이 같은 내 마음을 10여년전 그 탱탱한 감성으로 마구 두들겨댄 만화가 있는데 바로 이 터치다.
이 만화 이전에도 작가 아다치는 상당히 인기가 있었던 사람으로 알고있다. 하지만 이 만화 터치는 이야기꾼으로의 그의 명성을 그야말로 드높인 작품이다.
이 만화를 보고 국내에 번역된 아다치의 만화란 만화를 전부 봤는데 러프를 제외하곤 이 터치를 넘어서는 만화는 없다고 단언할 수 있다.
어쩌면 90년 초반부터 후반까기 장기간에 걸쳐 연재된 H2가 더 인기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내가 볼때 H2는 한참 가다가 나침반을 잃어버려 엉뚱한 길로 가버린 배와 같다.
이후에 나온 미소라는 실패작에 가까왔고 권투만화 카츠는 처음에는 많은 기대를 하고 봤지만 뒤로 갈수록 메머리즘을 극복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서 안타까웠다.
현재 연재중인 크로스케임은 나중에 글로 다시 쓸 계획이기에 여기선 언급하지 않으려한다.
다시 터치로 돌아와서 이 작품을 만화방에서 장장 여섯시간여를 앉아 완독한 이후 정식으로 출판된 (그때 봤던 만화는 해적판이었다, 제목도 터치가 아니라 아마 '쌍둥이 야구왕'이었던가 그랬던 것 같다. 주인공 이름도 한하늘, 한바다, 우시내 등으로 바꿔놨었다.) 만화를 소장하고자 몇번인가 시도했다. 하지만 어찌어찌하다 보니 시기를 놓쳐버리고 뒤늦게 찾으니 모두 절판 상태였다. 그런데 이번에 소장판이 나왔다. 사진이다. 나오는 족족 열심히 사모았다.
현재는 모두 소장한 상황...
10년전에는 몰랐지만 이제는 아저씨가 되어서 이 만화를 다시 보니 처음 읽을 당시에는 잘 보이지 않는 부분이 많이 보인다. 주인공 타츠야의 나이는 나와 거의 동갑네기이기에 그 당시의 10대의 감성을 어느정도는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때의 내 감성이 이랬던가??
이 만화를 처음 접할 당시 이미 20대 중반을 넘어 가던때였는데 주인공의 생각이나 감정에 굉장히 이입이 되었었다. 그 상황이나 분위기 그리고 생각들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이야긴데 그럼 나는 그당시 10대였다는 이야긴가??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일본애들이 상당히 조숙했던가 아니면 내가 미숙했던지 이도저도 아니면 작가가 주인공에게 자신의 모습을 지나치게 투영한게 아닌가 한다.
일본만화의 영향을 엄청나게 받는 요즘의 우리나라 만화도 그렇지만 일본 만화의 10대들은 지나치게 조숙하다. 터치같은 굉장히 섬세하게 묘사된 만화 말고도 10대들의 방황이나 반항 그리고 성에 대해 묘사한 만화들 모두가 그렇다. 애들다운데가 별로 없다. 사실 고등학생정도 되면 체격이나 외모는 이미 어른들 뺨치겠지만 내면은 어떠할까? 그 겉모습 만큼 성장해있는가? 우리나라나 일본이나 10대는 대학이라고 하는 절대절명의 명제에 매몰된 시기기에 사실 감성이 자라나기가 어렵게 보인다. 나도 그랬다. 10대때 나름대로 고민도 하고 생각도 했다고 하지만 정말 생각하기 시작한 것은 대학에 들어가서 그것도 2학년이 되어서였다. 내가 이런부분에서 지진아일 수도 있겠지만 다른 사람도 아마 크게 다르지는 않을 것 같아 보인다.
만화의 주 독자층은 아마도 10대와 20대일 것이다. 10대는 만화를 통해서 환상을 보고 20대는 재미를 본다. 그러기에 만화의 10대 주인공들은 외모는 10대 하지만 내면은 20대이다. 20대처럼 생각하고 행동한다. 터치의 주인공들도 초반을 제외하고는 나중에 보이는 모습은 다 자란 아니 정말 너무 잘 자라서 어른들을 가르칠 정도의 모습이다. 오히려 등장하는 어른들의 모습이 찌질이에 가깝다. 아이가 이상적인 어른인 것이다.
16년만에 다시 접한 터치는 이제 그당시 느꼇던 카타르시스가 아니라 그냥 어쩐지 상업적인 냄새가 폴폴나는 상품으로 보인다. 내가 늙었나????
Posted by 꿈꾸는 아빠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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